2007년 8월 말일 즈음 011에서 010으로 번호를 바꾸며 스마트폰으로 바꾸었다.
3G초기라 간혹 안 터지기는 했지만 셋팅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후 1~2달에 한 번씩 웅진 코디에게서 순자(가명)님 정수기 관리하러 온다는 전화가 온다.
물론 매번 '번호 바뀌었다. 내 번호 좀 지워달라'라고 요구했으나 말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코디의 전화는 계속되었다.

이윽고 1년여의 세월이 지나고 어느 날 일명 띵받은날 고객센터로 전화하여 타당한 진상을 부렸다. 상담원의 이름까지 적어놓고 이번에도 바뀌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라고 반협박(?)까지 해 보았다.
성과일까? 해당 부서에 수정요청을 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다만, 다시 한 달 뒤에 "안녕하세요~ 웅진 코디입니다!"라는 낭랑한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려온 것이 비극일 뿐이다.
아쉽게도 이 기회는 당황하던 상담원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으니 차마 상담원이 무슨 죄가 있겠느냐 라는 생각에 쉽게 전화기를 빼어들 수 없었다.

흘러흘러 나는 매년 무슨 연례행사처럼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고 있고 햇수로 5년차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 나는 순자 고객님의 공기청정기가 계약 만료되었다는 기쁜 전화를 받았고 '그래 아직 정수기가 남았지.'라는 사실에 우울해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빡빡한 세상사.. 그냥 상담원과 나의 이 세드한 스토리를 공유함으로써 나의 마음이라도 치유해 보고자 전화번호를 꾹꾹 눌렀다.

감기 몸살에 걸린 것 마냥 힘없는 목소리로 대략 20초 분량으로 압축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제발 번호쫌! 바꿔주시길 희망했다. 뭐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올해도 할 일을 했다는 만족감(?)이 들었다.

그 후로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누군지 모르겠지만, 번호를 다 바꾸었으니 이제 다시는 전화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다. 물론 나는 믿지 않는다. 혹시나 연락이 끊긴다면 그저 오랜 친구가 전화번호를 잊어버려 이제는 전화가 없는 건가 정도의 생각은 언젠가 하게 되겠지.

아쉽게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나는 소보원과 언론사에 투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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